미드[프린지(Fringe)-시즌5]줄거리 포함 결말

 

《프린지(Fringe)》 시즌 5는 전체 시리즈의 마지막 시즌으로, 기존 시즌들과는 매우 다른 분위기와 전개 방식을 취한다. 이전까지는 과학수사와 패러렐 유니버스, 초과학적 사건들을 다루던 형식이었다면, 시즌 5는 2036년이라는 디스토피아적인 미래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이 시즌은 일종의 '레지스탕스 서사'로, 주인공들이 감시자(옵저버)들에게 점령당한 세계를 되찾기 위해 싸우는 이야기다.

줄거리

2036년, 옵저버들은 인류를 지배하며 지구를 오염시키고, 인간을 탄압한다. 이들은 미래에서 온 존재들로, 감정을 제거한 채 논리와 효율성만을 중시한다. 피터, 월터, 올리비아, 애스트리드는 앰버(호박물질)에 갇힌 채로 수십 년을 보냈고, 피터와 올리비아의 딸 헨리에트(‘에타’)에 의해 깨어난다. 에타는 저항군의 일원으로, 부모와 다시 만나 함께 옵저버에 맞서 싸운다.

이 시즌의 중심 플롯은 월터가 과거에 준비한 '계획'을 실행에 옮기는 것이다. 이 계획은 옵저버의 탄생을 막고, 인류의 미래를 바꾸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 과정에서 주인공들은 여러 차원의 정보를 수집하고, 희생을 감수하며 하나씩 퍼즐을 맞춰간다. 특히 피터는 딸을 잃은 슬픔에 잠식되어 옵저버의 기술을 자신에게 이식하기까지 하지만, 결국 가족과 인간성의 가치를 깨닫고 돌아선다.

결말에 이르러, 월터는 계획을 완성하기 위해 희생을 자처한다. 그는 과거로 돌아가 감시자 기술이 탄생하기 전, 그 기점을 변화시킴으로써 옵저버의 존재 자체를 무효화시킨다. 그 결과, 현재 시점에서 옵저버가 점령한 디스토피아적 미래는 사라지고, 올리비아와 피터는 딸 에타와 함께 평화로운 삶을 되찾는다. 마지막 장면은 공원에서 딸과 함께 노는 피터의 모습으로 마무리되며, 과거로부터 이어진 비극의 고리가 끊어진다.

감상평:

《프린지》 시즌 5는 많은 팬들에게 파격적이고 실험적인 시즌이었다. 전 시즌들과 비교했을 때, 초현실적이고 미스터리한 요소보다는 감정과 희생, 저항이라는 테마가 강조된다. 특히 기존의 '사건 중심 서사'에서 '목표 지향적 서사'로 전환하면서, 일종의 폐쇄적 구조 속에서 하나의 완결된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이 시즌에서 가장 돋보이는 부분은 캐릭터들의 감정선이다. 피터와 올리비아가 딸을 잃고 다시 찾는 과정, 월터의 회개와 희생, 그리고 에타의 짧지만 인상적인 등장 등은 인물들 간의 관계와 감정에 무게를 싣는다. 특히 월터 비숍은 시즌 1부터 가장 변화한 인물로, 시즌 5에서는 그간의 실수를 책임지고 인류를 위해 스스로를 희생하는 영웅적 면모를 보여준다. 존 노블의 연기는 이 시즌에서도 깊은 인상을 남긴다.



다만, 시즌 5는 시리즈의 기존 팬들에게는 다소 낯설게 느껴질 수 있다. 기존의 ‘프린지 부서’가 해결하는 일주일 단위의 괴이한 사건들은 사라지고, 대신 SF 영화처럼 통일된 세계관과 임무가 주도하는 방식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시즌의 초반부는 진입 장벽이 존재하고, 다소 무거운 분위기가 이어진다. 하지만 이러한 설정 변화는 시리즈 전체의 마무리를 위한 선택이었으며, 감정적 깊이와 서사적 완결성을 높이는 데 성공했다.



마지막 장면에서 피터가 딸로부터 받은 그리팅 카드를 바라보는 장면은 말 없는 감정의 절정을 보여준다. 월터의 부재는 슬프지만, 그가 남긴 희생은 세상을 바꾸었고, 남은 이들은 다시 사랑과 희망 속에서 삶을 살아간다. 이는 《프린지》라는 시리즈가 처음부터 던졌던 질문 — “우리는 누구이며, 우리가 만들어가는 현실은 어떤 것인가?” — 에 대한 하나의 응답처럼 느껴진다.


시즌 5는 《프린지》라는 시리즈의 실험성과 철학, 인간성에 대한 성찰이 극대화된 결말이었다. 완전히 다른 분위기 속에서도, 제작진은 캐릭터와 세계관을 흔들림 없이 이끌어내며, 의미 있는 피날레를 완성했다. 마니아들에게는 깊은 여운을, 새로운 시청자에게는 또 다른 과학 SF의 가능성을 보여준 시즌이다.